좀 더 자라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원히 나를 늘 지켜줄 사람을 갖는 다는 것은 약한 나의 존재를 얼마나 안정시켜 줄 것인가
새벽에 혼자 깨어날 때, 길을 혼자 걸을 때, 문득 코가 찡해질 때,
바람 처럼 밀려와 날 지켜주는 얼굴
만날 수 없어서 비록 그를 향해 혼잣말을 해야 한다 해도 초생달 같이 그려진 얼굴
그러나 일방적인 이 마음은 상처였다
내가 지켜주고 싶은 그는,
정작 나를 지켜줄 생각이 없었으므로
- 사랑이 와서, 신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