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에게 매우 고독하다고 말하셨고
그 말에 이어서 나는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진부하게 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진심이었습니다.
나는 오래 전 부터 사람은 누구나 다 외로운 것이고
그것은 다르게 바꿀 수 없는 것이고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댁에 찾아갔을 때 나는 얘기할 것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그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에 관해서 얘기해서는 안됩니다.
순진한 이기주의로 보더라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털어버리고 나면
우리는 보다 가난하고 보다 고독하게 되는 까닭입니다.
사람이 속을 털면 털수록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는
침묵속의 공감이라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