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그 사람이 아프다.
내가 아픈 것처럼 그 사람이 아픈 것이다.
그 사람이 아프다니?
누군가 그것은 말이 안된다고, 문법에 맞지 않는다고,
그래도 굳이 그 말을 해야겠으면,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아픈지 설명해보라고 요구할지 모른다.
그러면 난 어쩌다 환절기 독감에 걸린 사람처럼
그 사람이 나에게 아픈 증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늘어놓을 것이다.
그 사람(의 본질)이 들어 있는 가슴 왼쪽 부위가 따끔거리고,
그 사람(의 얼굴,像)이 들어 있는 머리 왼쪽 부위가 지끈지끈하며,
그 사람(의 손)이 가끔 장난질치던 이마 가운데 부위가 뜨겁게 열이 나고......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은 p244 / 함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