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이 있거나 심한 코골이가 있는 경우 함께 잠을 자게 되는 배우자 수면도 방해해 부부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반면 불면증이나 코골이, 수면부족 같은 수면문제가 없는 부부는 결혼생활 만족도가 높은데, 부부 사이가 좋을 때는 신뢰, 친밀감이 형성돼 심리적 안정감이 높아지고 수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수면의 질과 부부관계는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라고 볼 수 있다.
◎ 불면증 유발하는 코골이는 각방의 시작
코골이는 잠을 자는 동안 여러 원인으로 인해 코를 통한 호흡을 하지 못해 생기는 현상인데, 시끄러운 소음 때문에 함께 잠자리에 든 배우자의 수면을 방해하고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보통 피곤하거나 술을 마시고 잠자리에 든 경우 코를 많이 고는 경향이 있지만 비만이나 신체적 원인으로 평상시에도 코골이가 심한 경우도 있다. ‘코골이쯤이야 참고 견딜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방문 밖에서도 코고는 소리가 들리거나 1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가 되면 같이 잠을 자는 사람은 잠에 들지 못하고 불면증에 걸릴 수 있다.
이렇게 코골이 때문에 ‘잠이라도 푹 자보자’고 시작한 각방살이. 각방을 쓰게 되면 부부는 같은 집안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살아도 서먹해지고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각방을 쓰게 되면 확실히 편하긴 하다. 코를 골아도 눈치 볼 필요가 없고 뒤척이거나 대자로 뻗어 자도 뭐라 하는 사람도 없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주어진 시간, 공간을 마음대로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으니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 각방살이, 정서적 이혼을 부른다
각방의 시작은 코골이, 육아문제 등 사소한 이유가 대부분이다. 같은 방을 쓰더라도 침대 밑에서 자거나 따로 방을 사용하지 않고 거실 소파를 이용하기도 하다가 점차 각방으로 굳어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각방을 사용하게 되면서 물리적 거리만큼 심리적 거리가 생겨나게 되고 부부 사이에는 메우기 힘든 감정, 갈등의 골이 깊게 자리잡게 된다.
이렇게 생긴 거리감은 대화의 단절을 불러와 같은 집에 살면서도 눈도 마주치지 않게 되거나 각자의 방에 누워 휴대폰으로 할말을 전달하기도 한다. 눈도 살도 부딪히지 않고 대화가 단절되면 오해가 슬며시 부부 틈을 비집고 들어와 쌓이게 되는데, 오해가 쌓이면 원망, 분노로 발전하게 되고 부부관계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부부가 각방을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원인을 강해진 개인주의, 풍요로운 생활환경 등으로 보고 있다. 단순하게 코고는 소리가 싫거나 육아문제, 부부싸움 이후의 불편함을 못 견디고 각방을 선택하는 것은 작은 것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특히 임신과 출산은 각방을 쓰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인데, 이렇게 시작한 각방살이는 섹스리스로 빠지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론 각방을 쓴다고 해서 부부관계가 나쁜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 부부 사이에 대화가 충분하고 서로 만족할만한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 서로 합의에 의한 각방사용은 부부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부부 중 한쪽이 불만이 있는 상태에서 각방을 쓰게 되는 경우에는 쉽게 이혼으로 가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
◎ 신체접촉은 사랑 유지의 비결
각방으로 남편과 신체접촉을 하지 않는 경우 여성은 남편에게 ‘남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감정은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스킨십을 할 때 혐오감을 느끼는 것처럼 남편을 타인으로 인지해 부부관계 애착관계 형성을 방해하고 사랑을 유지하는데 방해요인이 된다.
부부는 서로 배려해주고 보살펴주면서 정서적교감을 나누는 관계일 때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서로 편하자고 각방을 쓰면서 각자의 생활을 즐기게 되면 남과 다를 것이 없는 관계가 된다. 코골이, 육아문제 등으로 각방을 쓰면 편하게 생활할 수는 있겠지만, 한 침대에서 남편과 나누는 체온, 살이 부딪히는 느낌은 친밀한 감정을 형성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육아문제로 각방을 쓰거나 한 방에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생활하는 것은 부부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와 적절히 분리되지 못할 때 부부관계가 위축되기 쉬운데, 아이는 적절한 시기에 따로 재우는 것이 좋다. 아이를 일찍 따로 재운 후 생기는 시간은 부부에게 심리적, 육체적 여유를 갖게하므로, 휴식과 함께 부부간의 고충을 나누고 애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