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영미권과 유럽,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엘리자베스 쇼의 대표작 [까만 아기 양]은 우화의 형식을 띠고 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별들이 하늘 가득 반짝이고 있듯, 이 책을 펼쳐 든 모든 아이들에게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이 세상을 밤하늘 삼아 빛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뿍 담긴 짧은 이야기이다. 많은 찬사를 받은 간결하면서도 독특한 선 중심의 원작 드로잉에 번역본에서는 밝은 톤의 수채화풍 채색을 곁들여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책에 따뜻함과 친근감을 더하여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리듬감을 살린 간략하면서도 의미 있는 문장 하나하나와 상징적인 드로잉의 조화, 그리고 주인공 까만 아기 양과 양치기 개 폴로의 대조가 보는 재미와 깊이 있는 생각의 장을 열어준다.
타인과 나에 대한 올곧은 생각이 만들어낸 화합의 장
[까만 아기 양]은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귀여운 양을 주인공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다름’에 대한 편견과 화합의 길, 그리고 다함께 사는 사회의 소중함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이제 막 또래집단과 유치원, 그리고 학교라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2 6-8세 어린이들에게 타인을 바라보는 보편적인 가치와 올곧은 생각을 심어주어 누구나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무리에서 소외된 주인공 ‘까만 아기 양’이 동료를 구하고 자신의 가치와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과정과 양치기 할아버지가 까만 아기 양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만나 ‘까만 털’과 각각의 ‘개성’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는 해피엔딩의 구성은 어린이들에게 자기 안에 숨겨진 장점을 찾아내는 혜안과 타인 앞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