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황선미씨는 '나쁜 어린이 표'에서 어린이의 눈으로 생생하게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아 내었고,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는 닭장에서 쫓겨난 암탉의 소망과 모성애를 심도 있게 묘사해 호평을 받았다. 이번 '초대받은 아이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시종일관 주인공 아이의 독백으로 작품 전체를 엮어 나가고 있어서, 앞서 두 작품보다도 더욱 밀도를 높인 섬세한 심리 묘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속도감 있는 문장과 기승전결이 뛰어난 구성 !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전개 방식을 단문 위주의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극복하여,오히려 긴장감 넘치는 아야기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또한 우리 창작동화가 가장 취약하다고 비판받는 요소가 뻔한 전개와 정해진 결말이라고 볼 때, '초대받은 아이들'은 다음 상황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평범하지 않은 사건의 배치와 예측불허의 결말이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할 만하다.
▶ 은연중에 소외되고 있는 엄마의 입장을 대변 !
작가는 엄마의 생일과 성모의 생일을 같은 날로 설정해 두고, 온통 친구에게만 관심을 갖는 아이와 그래서 서운해하는 엄마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사소한 말다툼을 계속 보여 준다. 가정 내에서 은연중에 등한시되고 소외되는 엄마의 입장을 낮은 소리로나마 대변하려는 주부 작가의 심정을 헤아려 볼 수 있다. 그러나 엄마도 섭섭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고 가끔은 아이처럼 삐질 일도 생긴다는 작가의 투정 아닌 투정에 앞서,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때 더 아파하고 보듬는 사람 또한 다름아닌 엄마라는 가슴뭉클한 모성애를 전해 주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어린 독자들도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따뜻하고 감동적인 결말 !
아이의 고민과 상처를 드러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진정한 친구를 찾을 수 있게 이끌어간 따뜻하고 감동적인 결말이 인상적이다.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고, 그래서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을 많은 아이들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친구를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용기와 위안을 주는 것이다. 이는 '나쁜 어린이 표'에서 선생님과의 자연스러운 화해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결말이 많은 독자와 평론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주 요인이라고 볼 때, 이에 못지않은 건강하고 밝은 결말이라 할 만하다.
▶ 주인공의 심리를 제대로 살려 낸 공들인 그림 !
『초대받은 아이들』은 수줍은 많고 다소 소극적이지만 생각이 깊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주인공 민서의 캐릭터를 잡아 내는 데 오랜 공을 들였다. 그 노력의 결과 초조하다가 허탈해지고, 또 화가 났다가 다시 흐뭇해지는 주인공의 미세한 심리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그림이 완성되었다. 또 절정 부분의 긴장감을 높이고 결말 부분의 따뜻함을 더하기 위한 장치로 인물을 클로즈업해서 화면 가득 보여 주는 기법을 사용하였다. 초대받지 못하고 돌아온 날 그림 공책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분한 마음을 삭이는 장면, 떨리는 마음으로 분식집 문을 열자 아이들이 일제히 주인공을 쳐다보는 긴장되는 순간, 아이들이 서로 보겠다며 그림 공책을 잡아당기다가 찢어지고 마는 몇몇 장면들이 특히 인상적이며, 무엇보다도 기영이와 교감을 나누며 서로 마주 보고 씩 웃는 마지막 장면이야말로 가장 압권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