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 터치스크린 벽에서 오늘의 뉴스와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퇴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미리 거실 벽 색깔을 기분에 맞게 바꿔 놓는 일이 수년 내 보편화될 전망이다.
전자기기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전자·IT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업체들은 보유 기술로 구현한 가상공간을 끊임없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서 시스템 상용화를 예고한다.
첨단 ICT 기술을 보유한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홈 시스템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KT는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3 국제 스마트홈·빌딩전’에서 통합망인 All-IP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인다. ‘스마트홈 폰 미니’, ‘올레 TV 스마트’, KT텔레캅 서비스 등의 시스템이 모여 이루어지는 가상공간을 연출한다.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사옥에 있는 ICT 전시관 ‘티움(T.um)’에 미래의 주거공간 ‘유홈’을 운영 중이다. 스마트폰과 테이블, 벽을 통신 네트워크로 연결해 의료·교육·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마트홈을 체험할 수 있다. 이용자의 움직임을 인지하는 거실 스크린으로 날씨나 주식 정보를 확인하거나 영화를 감상하고, 팔을 한 번 움직이는 동작으로 스크린 벽지를 바꾼다.
가전업계는 스마트홈을 위한 기기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2013 국제 스마트 홈빌딩전’에서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TV, 모바일 기기를 연결한 ‘삼성 스마트홈’을 보여준다. 스마트홈에서 스마트 냉장고의 식재료 목록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에 동기화된다. 스마트 TV 화면에서는 다른 스마트 가전제품의 청소 주기와 필터 교체 시기 등이 안내된다. 스마트폰의 ‘마스터 키(Master Key)’로는 외출 시 조명, 가전기기 설정을 관리할 수 있다. 삼성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3’에서도 스마트홈 체험관을 운영했다.
이르면 5년 안에 가상 스마트홈의 모습은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13일 “체험공간에서 보여주듯 기술적인 부분은 이미 준비돼 있다”면서 “스마트홈은 ‘모든 것들이 연결된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각각의 분야가 발전 속도를 맞춰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용화 속도는 기술보다 비용의 문제인데,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다보니 많은 돈을 들여 스마트홈을 구축하는 시기도 예상보다 늦어진 감이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