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붙어 다니던 단짝 친구가 자신을 버리고 새 친구에게 간다면 어떨까요? 선생님의 애제자 자리도, 독서 왕 자리도 어처구니없이 빼앗겨 버린다면요? 아마 질투심에 눈이 멀어 이성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질투의 왕]은 주인공 줄리앙이 질투에서 비롯된 오해와 갈등을 극복하면서 참다운 우정의 의미를 깨닫고 한 뼘 더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입니다.
에 두아르가 전학 온 뒤로 줄리앙의 인생은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월요일의 챔피언' 별도 에두아르에게 돌아가고, 독서 퀴즈 대회에서도 에두아르에게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화가 나는 건 미카엘을 에두아르에게 빼앗겼다는 것입니다. 에두아르가 전학 오기 전까지 줄리앙과 미카엘은 둘도 없는 단짝이었는데 이제는 미카엘과 에두아르가 더 친해져서 오히려 줄리앙이 끼어들 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눈앞에서 시시덕거리는 둘을 보며 줄리앙은 점점 질투의 화신이 되어 가지요.
이 책의 글 작가 다니엘르 시마르는 질투 때문에 괴로워하는 줄리앙의 심리를 탁월한 기지로써 재치 있게 묘사했습니다. 유리창을 와작와작 씹으면서 웃는 기분이라거나 목에 까칠까칠한 큰 공이 걸린 것 같다는, 조금은 과장되고 코믹한 비유로써 줄리앙의 애타는 심정을 극대화했지요. 여기에 그림 작가 카롤린 메롤라의 익살스러운 그림이 더해져 이야기는 더욱더 생기를 띠고, 어린이 독자들은 줄리앙의 기분과 감정에 공감하며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렇게 에두아르에 대한 질투심에 활활 불타던 어느 날, 줄리앙은 우연히 에두아르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줄리앙은 신사답게 비밀을 지켜 주려 하지만 독서 왕이 된 에두아르가 잘난 척을 하자 그만 폭발하고 말지요. 에두아르의 비밀을 만천하에 공개해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면 할수록 땅속으로 꺼지는 듯한 느낌만 들 뿐입니다. 그제야 줄리앙은 깨닫습니다. 친구의 약점을 폭로하여 자기 자리를 되찾으려는 것이 얼마나 비겁한 행동인지를. 질투심에 사로잡혀 듣지 못했던 양심의 소리를 비로소 듣게 된 것입니다.
줄리앙은 에두아르에게 사과하기로 마음먹고 용기를 내어 에두아르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여전히 에두아르에게 미카엘을 빼앗겼다는 생각이 자리해 있었지요. 그런 줄리앙에게 에두아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카엘은 네 소유물이 아니야! 그리고 난 억지로 빼앗지 않았어!"
에두아르의 말처럼 친구는 소유물이 아닙니다. 마음을 나누고, 서로 이해해 주는 관계이지요. 그런데 아주 친한 사이가 되고 나면 오로지 나하고만 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입니다. 바로 거기에서 질투가 생겨납니다.
질 투는 친구 사이에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다만 그 때문에 오랫동안 쌓아온 우정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요. 질투심을 잘 다스려서 더욱더 폭넓고 돈독한 우정을 회복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줄리앙, 미카엘, 에두아르 세 친구처럼요.
다양한 우정의 스펙트럼을 보여 주며 진정한 우정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질투의 왕]. 어린이 독자들도 주인공 줄리앙이 되어 그 답을 찾아보길 바랍니다.
"읽기의 즐거움" 시리즈는?
초등학교 중학년을 위한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들
' 읽기의 즐거움' 시리즈는 책 읽는 재미를 발견하기 시작하는 3, 4학년 초등 중학년과 더 나아가 좀 더 깊이 있는 독서가 필요한 5, 6학년 초등 고학년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동화를 골라 모은 시리즈로, 이름 그대로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는 즐거움을 안겨 주고자 합니다. 재미와 감동, 빼어난 문학성을 갖춘 이야기들을 엄선하여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제공하는 것이 이 시리즈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읽기의 즐거움 시리즈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책과 즐겁고 행복한 만남을 이어 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