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지방경찰청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새벽 1시 7분쯤 부천시 원미구 상동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러시아인 K(34)씨가 회사원 A(30)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가방을 가지고 달아났다.
A 씨는 자신의 집 13층 아파트 계단 아래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의 가방은 아파트 인근 의류수거함에서 발견됐으며 지갑 안에 돈이 모두 없어진 상태였다.
A씨의 부모는 딸이 집에 들어오지 않자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고, A씨의 오빠가 오전 5시 50분쯤 숨진 상태로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아파트 CCTV 화면을 토대로 검은색 패딩 점퍼와 안경을 쓴 해당 남성을 추적했고, 유력한 용의자로 러시아인 K 씨를 특정했다.
그러나 K 씨는 범행 직후인 지난 1일 오전 10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인근 CCTV 130여개를 살펴보고 주변 탐문 수사를 벌인 결과 용의자로 K 씨를 특정했지만 이미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K 씨는 아파트로부터 700m 떨어진 러시아인 전용 주점에 자주 출입했으며 범행 직후 해당 주점 주인에게 "내일 출국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직후 지방청 인력 30명을 파견하는 등 수사전담반을 꾸려 수사를 진행해 온 경찰은 K 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보강 수사한 뒤 인터폴 수배를 내리는 한편 러시아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