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2017년 정권교체를 실현하기 위해 6·4지방선거 이전 양측을 통합해 새 정치를 위한 제 3지대 신당을 창당하겠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 두 사람의 합당 합의문이다. 잔뜩 사설을 늘어 놓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야권연대라는 비난을 피하고 서로가 궁지에서 탈출하려는 목적의 또다른 야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정치가 선거승리만을 위한 거짓 약속 위에 세워진다면 앞으로 국민과의 어떤 약속도 불가능하며 국민은 정치와 정당의 약속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합의문 내용 또한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모든 광역지자체에 후보를 내겠다”.“새정치 실현을 위해 끝까지 가겠다”던 대국민 약속과 민주당을 겨냥한 “호남 기득권 세력, 낡은 세력이라고 비난한 이전 언행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합당의 “변”마저 시종일관 언어유희(言語遊戱)나 다름없는 말장난 뿐이다. 제3지대 신당론을 언급하며 “제3 세력의 필요성은 기득권에 안주한 양당구조를 깨는 데 있다”며 민주당이 혁신안을 받아들이고 쇄신하면 기득권 구조가 자연스레 깨진다는 결론을 내렸다“거나 ”민주당이 쇄신을 안한 상태라면 일고의 가치도 없으나 국민이 원하는대로 변한다면 그 자체로 새정치라고 생각한다“는 대목 또한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쇄신, 새정치의 증거로 판단했다는 민주당의 기초단체 무공천 결정만 해도 그렇다. 무공천만이 절대 선이고 개혁과 쇄신의 전부인양 호도하는 것도 정치공세에 불과하며, 그것을 빌미로 합당을 명분삼는 것도 궁색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결국 제3 지대 신당이니 제3 세력의 필요성이니 아무리 둘러댄들 그 자신이 구태로 낙인 찍은 한 축인 민주당과의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난을 면하고자 교묘하게 포장만 달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새정치”란 실체도 없는 허구(虛構)요 구호 뿐이었다는 사실이다. 새정치를 하겠다면서도 진보진영만을 기웃거리는 편향성 등 그간의 안철수 행보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수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 가서는 호남 사위론을, 새누리당 아성인 부산에 가서는 부산 출신임을 강조하며 표를 구걸하고 횡설수설에 조변석개하는 그의 언행 자체가 바로 정치권의 고질적인 병폐인 구태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안철수의 “새정치”는 막을 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5 지분의 당대 당 합당이라지만 노회하기 짝이 없는 거대 야당 민주당에서 홀홀단신 그가 할 수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구태에 찌든 정치권에 새정치를 화두로 개혁과 쇄신을 통해 정치를 바꾸겠다며 “다리를 불 살랐다”,“백년정당을 만들겠다”는 안철수 현상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졌던 수 많은 국민들을 우롱한 한 편의 거대한 픽션(Fiction)에 불과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