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 나를 등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 것처럼
세상이 다 내 등을 토닥이는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우연히 고개를 들었을때 나를 보고 미소 짓고 있는
광고판의 장동건
눈 밑의 그늘을 보고 오늘 스모키 화장 잘 먹었다고
칭찬해주는 직장 동료
우연히 주운 500원자리 동전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 하고 너구리 봉지를 뜯었는데 세개나 들어 있는 다시마
아가씨가 참하게 생겼다며 사과 한개 더 넣어주는 과일 가게 아저씨
길가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이한철의 다 잘되거라는 노랫소리
그리고 축 늘어진 저녁에 타이밍 좋게 울리는
친구의 긴급 술차리 호출
위로받고 위로받는 우리들의 우연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