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법칙 // 진은영
너는 나의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어제 백리향의 작은 잎들을 문지르던 손가락으로,
나는 너의 잠을 지킨다
부드러운 모래로갓 지어진 우리의 무덤을
낯선 동물이 파헤치지 못하도록.
해변의 따스한 자갈, 해초들
입 벌린 조가비의 분홍빛 혀 속에 깊숙이 지어넣
었던
하얀 발가락으로
우리는 세계의 배꼽 위를 걷는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포옹한다
수요일의 텅 빈 체육관, 홀로, 되도아오는 샌드백을
껴안고
노오란 땀을 흘리며 주저앉는 권투선수처럼
♥ 진은영 시집 〔우리는 매일애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