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수사와 관련하여 탈랜트 전양자가 검찰에 출두한 날은 지난 5월 10일이었다. 검찰에 출두하는 전양자의 옷차림은 화려했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으며 만면에 미소까지 띄고 있었다.
그야말로 여유가 철철 넘쳤다. 그날 전양자의 미소에는 묘한 시그널이 들어 있었고 모종의 메시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마치 “유병언이나 나를 건드릴 테면 건드려봐라, 굴비 한 두름이 아니라 수 십 두름이 줄줄이 엮이어 나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감히 유병언과 나를 건드리겠다고?” 하는, 이런 의미가 읽혀졌다는 것이 그날 전양자를 지켜본 많은 관전자들의 평이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표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수습과 대책을 발표하는 대국민 담화문에서 탐욕기업에 대한 재산환수와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구상권 행사를 위한 특별법안, 가해자 처벌 강화를 위한 형법 개정안 입법을 예고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세월호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 참사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된 청해진해운을 겨냥한 재산 환수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오너인 유병언의 이름은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업체의 무리한 증축, 과적 등 비정상적 사익추구였다"고 비판했다. 누가 봐도 유병언을 지칭하는 내용이었다. 박 대통령의 담화문 내용을 다시 복기해 보면 "앞으로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며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여 취득한 이익은 모두 환수해 피해자들을 위한 배상재원으로 활용하고 그런 기업은 문을 닫게 만들겠다"고 하면서 "범죄자 본인의 재산 뿐 아니라 가족이나 제3자 앞으로 숨겨놓은 재산까지 찾아내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들에 대한 배상 방법에 대해서도 "국가가 먼저 피해자들에게 신속하게 보상을 하고 사고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특별법안을 정부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또 "만약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죄지은 사람이나 기업의 잘못을 국민의 혈세로 막아야 하는 기막힌 일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그래서 이번에 희생을 당한 분들이 부도덕한 기업과 범죄자들로부터 피해를 보상받느라 또 한 번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조목조목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은 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방침도 밝혔다. "이번 참사에서 수백 명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과 승무원의 무책임한 행동은 사실상 살인행위"라며 "앞으로 심각한 인명피해와 사고를 야기하거나 먹을거리 갖고 장난쳐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형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것이 결코 이득이 되지 않고 대형 참사 책임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상과 같이 박 대통령이 담화문에서 밝힌 내용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유병언 법”을 제정해야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불법비자금 조성에 따른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공무원범죄몰수특수법‘이었다. 일명 전두환 법이라고 불렀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범죄수익규제처벌법” 이라고 하여 일명 김우중 법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유병언 법이 제정되면 ’탐욕기업은익재산색출법‘이라는 이름을 붙여 악덕기업주에게 엄벌에 처하게 되는 기틀이 마련하게 된다.
또한 악덕기업주의 발호를 사전 예방하는데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사회를 정화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 진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또 이미 국회에 계류 중인 김영란법도 언급했다. "전·현직 관료들의 유착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정부가 제출한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금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고 밝힌 것이 그것이다.
김영란법은 지난 2012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입법화를 주도한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현재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는 세 개의 김영란 법이 계류 중이다. 각각 정부와 이상민·김영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관건은 김영란법을 원안대로 가느냐에 있다.
원안은 공직자가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한 경우, 직무 관련성 및 대가성에 관계없이 형사처벌할 수 있는 것이 골자다. 새누리당도 김영란 법 원안대로 통과시키기로 당론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유병언법과 김영란법은 유사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관피아 척결과 악덕기업주를 단죄하기 위해선 반드시 입법화 되어야 할 법안이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이후, 한 때 추락했던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선거를 앞둔 시기에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상승 국면이 반가울 리가 없는 새민련이 대대적으로 정치 공세를 하고 나오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새민련의 전방위적 정치 공세는 누가 봐도 세월호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확연하다. 안철수 같은 자가 그동안 대통령과 정부를 더욱더 신랄하게 비판하지 못했다고 반성한다는 자아비판을 보더라도 새민련이 이 국면을 적극적으로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읽혀진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동의하는 국민은 반드시 선거에 임해 새민련의 정치적 공세를 저지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개혁이 성공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