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29일, 랴오닝성 선양(沈陽)시 한 은행 현금지급기(ATM) 앞에서 일어난 강도사건은 세간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사건 당시, 강도 혐의자 자오(趙)모 씨는 ATM기에서 현금을 찾아나오는 손님을 칼로 위협해 돈을 빼앗으려다 체포됐다. 경찰에서 자오 씨는 횡설수설하면서 '기침약을 마셔 혼미하다'고 진술했다.
어제(21일) 양스넷(央視網) 등 중국 언론들은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범죄혐의자 자오 씨가 감기약에 중독된 과정과 재산을 탕진하고 강도행각을 벌인 충격적인 과정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3 년 전 그는 감기에 걸려 '다리(大力)'이란 기침약을 먹었을 때, 유난히 흥분되는 걸 느꼈다. 이후 가끔 감기가 걸리지 않아도 그는 답답한 심정이 들면 이 약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 감기약엔 복합린산코데인 등 마약성분이 일부 함유됐다.
이 사실을 간파한 장쑤성 흥화시 보건소 왕진(王劲) 씨는 진단서 없이도 한 번에 여러 병씩 저우 씨에게 이 약을 팔아 왔다. 그의 감기약 복용량은 하루 10병까지 늘어났다. 경찰측은 그가 지난 3년 간 감기약에 탕진한 돈만 100만 위안(1억7천만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결국 저우 씨는 가족들에 의해 감금됐지만, 왕 씨는 몰래 그에게 한 박스씩 감기약을 배달해줬다. 저우 씨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마침내 강도범으로 전락됐다. 경찰은 왕 씨에 대해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감기약 하나가 간단히 사람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사실에 중국 언론과 사회가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 배후엔 '약이 아닌 독'을 판 악덕 약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