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캡션의 소소한 오류를 63년 만에 적시하며 정정 보도를 낼 만큼 신중했으며 정직했다. 반면 문화일보를 비롯해 여타 신문사는‘수학여행 학생 325명 전원 구조’라는 속보를 내며 속도전을 개시했다.
그 보도는 곧 오보로 밝혀졌고, 관련 가족들은 환희에서 절망으로 치달았다. 탐사 저널리즘의 예리함과 사실에 대한 끈질긴 의심은 사라졌다. 속보가 유일한 가치가 돼버렸다.
사건 직후 24시간이 지나도록 탑승 인원조차 정확히 집계하지 못한 당국의 탓도 크다.
한편 일선에서 구조를 지휘해야 할 선장과 승무원은 누구보다 빠르게 탈출했다. 직무유기다. 어찌 보면 이 사태를 가장 악화시킨 장본인들이다.
특히 세월호 선장은 탈출 후 젖은 돈을 말렸다고 전한다. 수전노 또는 금수만도 못한 철면피다. 엄중한 처벌이 시급하다. 참고로 이탈리아인 선장 셰티노는 승객을 구호할 의무를 저버린 죄로 2,679년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정부의 잘못된 발표와 그 사실을 곧이곧대로 보도한 언론의 실수, 그리고 적절치 못한 승무원의 안내방송 및 비겁함은 정부, 언론, 승무원이 보여준 어설픔의 극치다. 약점과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사건·사고란 늘 상주하는 문제지만, 소위 첨단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목격한 이번 구조 체계에는 아직까지 구태의연한 느낌이 감돈다. 아주 뒷맛이 씁슬하다.
또 끔찍한 대형사고, 숱한 인명피해와 비극을 겪고도 위기관리능력과 대처에 대한 사회적 학습이 일어나지 않는 안일함도 문제다. 언젠가는 나도 이런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공포감이 엄습한다.
이번만큼은 제발, 이 참사가 디딤돌이 되어 다시는 이 같은 끔찍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국민 한 사람으로서 기대한다. 단원고 학생들이여! 한번 들이킬 공기가 남아 있는 한, 끝까지 힘내길 바란다. 금명간에 좋은 소식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