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랜맨’은 1분 1초까지 계획대로 살아온 남자가 계획에 없던 짝사랑 때문에 생애 최초로 ‘무계획적인 인생’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1분 1초까지 계획을 세우며 사는 ‘1분 1초 나노 계획남’ 한정석으로 분한 정재영과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유소정으로 변신한 한지민이 그간 코미디에서 볼 수 없었던 독보적인 캐릭터로 변신했다.
정재영의 코믹 연기는 정말 유쾌했다. 억지 웃음이 아닌, 정재영의 코믹 연기와 주변 상황이 빚어낸 꾸밈없는 웃음이다. 만약 정재영이 조금이라도 욕심을 갖고 웃기려 했다면 웃음이 덜했을텐데, 정재영은 철저히 욕심을 버렸다. 그래서 더 웃음이 솔직하고 유쾌하다. 사실 정재영은 코믹연기를 꾸준히 해왔다. 다만 그 모습이 적게 비춰졌을뿐… 아마도 언제부턴가 정재영은 코믹연기에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갈증을 한 번에 풀어놓은 작품이 바로 ‘플랜맨’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한지민은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새 옷을 입은 것처럼, 지금까지 보여온 모습과는 180도, 아니 360도 달랐다. 약간은 지저분한 모습(?), 그리고 대책없는 그녀의 행동이 오히려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게다가 엉뚱하고 도발적인 내용의 가사로 가득찬 독특한 노래도 서슴치 않게 불러댄다. ‘삼각김밥’, ‘플랜맨’, ‘유부남’, ‘개나 줘버려’ 등 노래를 듣다보면 저절로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한지민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묘한 중독성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플랜맨’은 제목과는 다르게 대책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1분 1초 계획된 웃음이 아니기에, 어디서 웃음이 빵빵 터질지 모른다. 또 그 웃음이 계획적이지 않기에 더욱 가감없이 다가온다. 정재영, 한지민이 만나면서부터 벌어지는 상황들이 유쾌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진한 감동도 버리지 않았다. 어쩌면 현대 사회인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플랜맨’의 모습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획일화되고 계획적인 삶, 그리고 누군가에게 강요받는 삶을 벗어버리는 정재영을 보고 있노라면 묘한 쾌감마저 든다.
정재영과 한지민, 의외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신선한 코미디 영화 ‘플랜맨’. 빵빵 터지는 웃음, 그리고 유쾌한 노래들로 가득찬 ‘플랜맨’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1월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