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운명의 굴레는 거스를 수 없었다. 사랑은 언제나 느닷없이 찾아온다 했던가. 결국 15초의 요정으로 시작해 김수현에 홀려버린 전지현이었다.
1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박지은 극본, 장태유 연출, 이하 별그대) 10회에서는 키스 후 도민준(김수현)에 완전히 홀려버린 천송이(전지현)의 모습이 그려졌다. 주변 상황은 모두 바닥을 쳤지만 사랑 앞에서 순수하고 동화 같았던 천송이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찼다.
키스가 시작이었을까. 결국 사랑에 빠져버린 천송이는 자신에게 찾아온 이 마음을 쉽사리 인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도민준을 향한 궁금증과 관심 속에서 점차 자신의 마음을 인정해 갔다. 자꾸 생각나고 자꾸만 보고 싶고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은 마음은 ‘천하의’ 천송이라도 사랑에 빠진 여느 여자들과 다르지 않았다.이미 도민준에 빠져버린 천송이는 커피가 쏟아져 유세미가 도민준의 손을 만지자 버럭 화를 냈다. 질투를 드러낸 천송이는 도민준을 노려봤지만 이내 자신의 어깨에 코트를 걸쳐주는 도민준의 모습을 보고 잠시 누그러졌다. 하지만 함께 돌아오는 길에 유세미에 질투를 드러냈다. 유세미가 이상형이냐며 몰아세우던 천송이는 “오래 함께 있어 줄 수 없다”는 도민준의 말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야 했다.
더 이상 숨길 길이 없었다. 홀로 집에 돌아와 어떻게든 도민준의 집에 한 번이라도 더 가볼 수 있는 기회를 물색하던 중 동생 천윤재(안재현)에 총각김치를 전달하라 시키고는 김치통을 가지러 직접 가는 수고까지 했다. 물론 화려한 드레스와 화장은 덤이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은 결국 인정 할 수 밖에 없던 단계로 돌아서게 됐다.
고백의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테라스로 잠시 나와달라 부탁한 천송이는 고백도 자신처럼 쿨하고 시원시원했다. 하지만 끝까지 쿨할 수 없었던 것은 천송이가 가진 매력 포인트였다. 천송이는 도민준에 “내가 분명 15초 동안 꼬시려 했는데 내가 넘어간 거냐. 나 어떻게 생각하냐”고 돌직구 질문을 던지고도 대답하지 말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어진 질문도 마찬가지였다. 천송이는 “내가 왜 도민준 씨를 곱씹어야 하지? 늘 사람들한테 곱씹히던 난데 내가 왜 그쪽에 했던 말을, 내가 왜 그쪽을, 그쪽이 했던 키스. 나 미친 건가. 나 여자로 어때”라고 터프하게 고백했지만 다시 대답을 듣길 겁내며 “대답하면 죽어”라고 소리쳐 도민준을 당황하게 했다.
이미 마음을 고백한 천송이는 도민준의 집을 거침없이 방문했다. 어떤 핑계거리를 만들어서라도 도민준의 집에 들어가고 싶었던 천송이는 이내 도민준이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실망하는 모습까지 그려졌다. 그 순간 도민준의 집에 이재경(신성록)의 수행비서(이이경)이 숨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청자들의 긴장감은 순간 최고조로 올라갔다. 동시에 도민준과 이재경의 대립이 그려지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로의 변신이 이어졌다.
하지만 천송이의 사랑은 다시 시청자들에 달달함을 안겨 줬다. 에필로그에서 공개된 천송이의 마음은 누가 봐도 ‘사랑’이었다. 천송이는 평소 상담하고 있던 의사 선생님을 만나 자신의 현재 증상을 고백했다. 자신이 누군가를 짝사랑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던 천송이의 모습은 코믹하게, 동시에 로맨틱하게 그려졌다.
누가 도민준에 손이라도 대면 죽여버리고 싶다고 고백하는 천송이의 모습은 모두 그녀답게 거침이 없었다. 또 그 마음을 고백하며 손가락에 낀 반지를 만지는 것은 웃음 포인트이자 그녀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증거. 도민준을 향한 마음을 거침없이 고백해버린 천송이와 그녀를 두고 갈 수 없게 변해버린 상황의 도민준이 결국에는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지연 기자 annbebe@tvreport.co.kr/ 사진=SBS ‘별그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