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기자] 인형 같이 예쁜 미모의 여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인 색다른 모습으로 각광 받고 있다.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비롯한 외적인 수치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여배우들이 출연한 예능은 여배우들이 선보인 일상적인 모습, 의외의 매력 어필만으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는 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 같은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이는 배우 이하늬다. 이하늬는 지난 3일 첫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사남일녀’에서 김구라, 김민종, 서장훈, 김재원의 뒤를 이어 시골 아빠·엄마의 외동딸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당초 이 프로그램에서는 네 명의 형제 외에 한 명의 외동딸 자리를 여성 게스트의 자리로 만들어둔 상태. 따라서 이하늬는 게스트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셈이다.
그러나 첫 방송이 된 후 이하늬를 향한 반응은 그 어떤 출연진 보다 뜨거웠다. 시청자들의 상당수가 이하늬의 고정을 요구하고 나서기까지 할 정도. 방송에서 보인 이하늬는 추운 오빠를 위해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 주거나 벌칙으로 혼자 설거지를 하는 오빠를 돕는 살뜰한 여동생이었다. 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넘어지고 씻지 않은 손으로(?) 메주를 만들 정도의 털털함, 짓궂은 오빠들과 게임을 하다 재례식 화장실 안에 갇히는 벌칙을 당해도 천진난만하게 노래를 부르는 천방지축 캐릭터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며 호평을 받았다.
서울대 출신의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는 그간 예쁘고 똑똑한 모범생 혹은 ‘엄친딸’이었다. 때문에 그가 줄곧 맡아왔던 역할도 똑 부러진 커리어우먼 스타일의 캐릭터가 대부분. 그러나 이번 ‘사남일녀’ 출연을 통해 이하늬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엄친딸’의 한계를 넘어서 한 걸음 시청자들에게 다가가 모양새다.
이하늬 못지 않게 사랑을 받고 있는 여배우들이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의 네 누나들이다. 인기 시리즈였던 '꽃보다 할배'의 스핀오프 격인 '꽃보다 누나'에는 예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여배우 김희애, 이미연을 비롯해 방송계 전반에서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두 대선배 윤여정, 김자옥이 함께 여행을 가는 콘셉트로 이목을 끌었다. 이제 공식적인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는 '꽃보다 누나'는 '꽃보다 할배' 보다는 화제성 면에서 부족함을 보인 게 사실이지만 그간 엿볼 수 없었던 여배우들의 소소한 일상과 고충을 담아내며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줬다는 평이다.
특히 짐꾼 아닌 짐으로 불렸던 이승기를 친누나처럼 엄마처럼 보살폈던 자상한 누나 김희애와 무엇이든 숨길 줄 모르는 솔직한 매력의 이미연, 그 누구보다 여배우 다운 삶으로 감동을 주고 있는 큰 누나 윤여정, 독특한 4차원 캐릭터인 김자옥 등 네 누나 개개인의 특별한 매력은 그간 이 여배우들이 쌓아왔던 좋은 이미지에는 더욱 보탬이 되는 동시에 깐깐하고 도도할 것 같기만 했던, 다소 부정적일 수 있었던 이미지를 떨쳐 버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여배우의 색다른 매력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의 예지원이다. 예지원은 과거에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4차원 매력으로 인기를 누린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출연한 '정글의 법칙'은 그간의 이미지가 총체된 '레전드급'의 매력이 가득하다.
지금까지 '정글의 법칙'에 홍일점으로 출연했던 여배우들은 거의가 비슷비슷한 스타일이 많았다. 그간 여배우들로서 보여줄 수 없었던 수더분한 이미지를 한껏 어필하는 것. 박솔미, 한은정, 박시은, 전혜빈, 조여정 등 다양한 여배우들이 남자 출연진과 함께 정글 생활을 하며 각자의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예지원은 털털함에 코믹함을 더한 새로운 모습으로 웃음을 주고 있다.
괴력으로 바나나 나무를 쓰러뜨리는가 하면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나는 배가 안 고프다"고 최면을 걸고 코 푸는 소리로 경의로움을 주는(?) 그의 코믹한 모습에 족장 김병만을 비롯한 부족원들은 "안 심심하다"라고 감탄을 표할 정도다.
이처럼 여배우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고정된 이미지를 바꾸고 시청자들로부터 친근함을 얻는다. 못해도 본전은 찾을 수 있는 것. 단 한번의 출연 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나들이를 여배우들이 마다할 이유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eujenej@osen.co.kr
<사진> '사남일녀', '꽃보다 누나',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