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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클래식
도서 > 상세보기 | 2014-06-10 13: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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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034

글쓴이

스트라이크

제목

굿바이 클래식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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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와인에만 명품이 있고 막걸리는 명품이 될 수 없는가?
왜 꼭 클래식을 들어야 교양과 품격이 있는 것처럼 생각할까?
한때 ‘미스터 클래식’을 자처했던 음악 애호가의 이유 있는 클래식 비판.

우리 시대 진정한 ‘저널리스트 작가’의 탄생

유 럽이나 미국의 경우, 폭넓은 지식과 교양, 필력을 두루 갖춘 저널리스트 필자들이 이미 각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포진해 있는 일이 많다. 어렵게 느껴지는 전문적 내용을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감 있는 필치로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이른바 저널리스트들이 지닌 장점 중 하나. 아쉽게도, 웬일인지 우리 토양에서는 아직까지 그러한 필자들을 자주 만나기가 어렵다. 이 책은 그러한 필자의 진정한 탄생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청자를 옴짝달싹 못하게 묶어둔 채 적막강산의 콘서트홀에서 연주되는 음악이 죽은 음악이듯, 죽은 글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여기, 싱싱한 생선처럼 퍼덕거리는 글이 있다. 타고난 입말을 맛깔나게 풀어내는 저자 조우석의 글 솜씨는 전작 『책의 제국, 책의 언어』에서도 익히 검증된 터. 30여 년 동안 문화통으로 불려온 기자의 쾌도난마 거침없는 ‘구라’에 엉덩이가 들썩거릴 정도다. 생물학에서 철학으로, 철학에서 다시 인류학으로, 사회학, 음악학, 경제학, 불교, 미술 등 학문과 지식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서구 음악 클래식의 숨겨진 내력을 주물럭거리는 품새가 그의 말대로 ‘장난 아니다’.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이만큼 다양한 줄기와 가지를 뻗어가며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작가’가 아닐지.
단, 때로 위악적인 저자의 말발에 거부감을 느낄 독자라면 일찌감치 해열진통제라도 먹어두길 권한다.(열 받지 마시라고...)

여전히 클래식에 목매는 ‘우아한 속물’들과
‘클래식 울렁증’에 시달리는 이 땅의 클래식 문외한들에게 바치는 정신적 처방전


이 책은 이른바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음악 가이드북이 아니다. 여전히 클래식만이 유일하게 고상하고 우아한 음악이라고 여기는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 같은 속물(?), 혹은 그로 인해 ‘클래식 울렁증’에 시달리며 스스로 수준 낮은 청맹과니로 여기는 며느리 같은 이 땅의 클래식 문외한들에게 바치는 정신적 처방전이자, 우리 음악에 대한 사회문화적 차원의 포괄적 비판서이다. 책은 음악 가이드북을 읽기 전, 우리 시대에 음악을 듣는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 시대에 음악과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먼저 생각하게 해준다.

음악, 그저 취향대로 들으면 그뿐이지 무슨 논의가 필요할까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음악만큼 정치적인 것도 없기 때문이다. 클래식이 자의 반 타의 반 구한말 기독교 찬송가와 함께 이 땅에 들어온 역사가 그러하고, 야만 대 비야만의 이분법을 뻥튀기하며 서구 근대 문명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일조한 클래식의 감춰진 내력이 또한 그러하다. 저자 조우석은 음악이 어떠한 담론도 필요없는 취향 그 자체일 뿐이라는 생각이야말로 ‘클래식=인류 보편의 음악, 표준 음악’이라는 고정관념을 더욱 공고히 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제껏 클래식이 울타리 속에 갇힌 채 ‘그들만의 리그’를 펼쳐온 것도 그래서다. 특히 한국인들 사이에 강력한, 그런 철 지난 신념은 때로 짜증나는 위선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저자는 말한다. 이제, 음악의 성채 위에 꼭꼭 가둬두었던 클래식을 열린 토론의 광장으로 불러낼 때라고.

한국인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문화 권력’ 클래식에 대한 포괄적 비판서.
음악의 계엄사령관 노릇을 해온 클래식의 직위 해제를 시도한다.


클 래식에 숨겨진 내력과 불편한 진실까지 두루 밝혀주는 이 책의 주장이 저자만의 독선이나 억지 주장은 아니다. 철학,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의학, 생물학, 미술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종횡무진 누비며 ‘클래식은 죽었다’고 이미 선언한 서구 음악학 정보들을 맛있게 요리했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인의 마음을 쥐고 흔드는 ‘문화 권력’ 클래식은 이미 서구에서는 유통기한이 거지반 끝난 죽은 음악이다. 100~200년 전에 근대 서구 땅에서 유행했던 음악일 뿐이고 동서고금의 무수한 종족 음악의 하나라는 것이 서구 학계의 최신 목소리다.
지금까지 클래식은 동서고금의 음악이 도달했던 가장 뛰어난 문화적 성취라고 주장했던 서구 음악학자들이 스스로 그 벽을 허물어뜨리는 마당에 한국에서는 여전히 ‘클래식 내 사랑’이 판을 친다. 저자는 오래된 음악이라니까, 바다 건너 서양의 것이라니까 무조건 이미 죽은 모차르트, 베토벤의 관을 떠메고 다니는 것은 실로 우스꽝스런 노릇일뿐더러, 그러한 고정관념의 이면에는 ‘화이트(서구 중심주의) 콤플렉스’가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 밥에 그 나물인 진부한 레퍼토리를 반복하는 클래식은 이미 죽은 음악이다.
클 래식을 역사와 시대를 넘어 군림하는 표준 음악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우리가 보편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클래식 또한 본디 17, 18세기 당대의 유행가에 불과했다. 또 우리가 아는 ‘클래식 명곡’이라고 하는 것들은 19세기 초 막 등장한 음악학이 만들어낸 가공품에 불과하다. 모차르트, 베토벤은 천재라는 주장도 사실 엉터리다. 수많은 전기와 영화들이 그들을 불현듯 영감을 받아 머릿속에서 이미 완성된 악보를 순식간에 쏟아 그려내는 것처럼 묘사하지만, 타고난 천재 작곡가가 한순간에 휘갈겨 쓴 악보란 존재하지 않는다. 모차르트, 베토벤 또한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쳐 악보를 그려냈으며, 심지어 오늘날 우리가 그들의 악보를 신성시하는 것처럼 악보를 소중히 간직하지도 않았다.

‘작곡 먼저, 연주 나중’이라는 통념도 근거 없는 편견이다. 저자는 집시 음악이든 티베트 음악이든, 우리 민속악이나 아악이든, 하다못해 대중음악이든 근대 서구 음악인 클래식 말고 세상에 연주자보다 악보를 더 우선시하는 음악은 없다고 말한다. 악보의 음표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수십 년 레슨을 받으며 악기, 악보와 씨름해야 하는 클래식은 진정한 연주자가 아닌 ‘음악 스포츠 선수’를 키울 뿐이다. 재즈를 예로 들면, 대가 마일스 데이비스만 하더라도 그룹 멤버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수많은 재즈의 명 스탠더드들을 작곡해냈으며, 음악은 악보가 아닌 연주자에 의해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했다.

클래식에 숨겨진 독선과 배제의 메커니즘

저자는 나아가 클래식 미학에 숨어 있는 형이상학, 그 속에 도사린 폭력적 요소까지 드러낸다. 작곡가 중심주의-악보 중심주의라는 독재, 콘서트홀이라는 매우 기형적인 액자 무대 등 클래식에는 기본적으로 독선과 배제의 메커니즘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결과 클래식만이 세상의 모든 음악의 중심이라고 자처하며 음악의 위계 서열을 세우고, 대중음악이나 비서구 음악은 주변부로 밀어냈다는 것이다. 콘서트홀의 물리적 구조도 그렇다. 객석과 무대가 엄격히 분리된 콘서트홀이라는 공간은 집중적 청취를 강요하며 대중들에게 객석에 쭈그리고 앉아 듣는 수동적 역할만을 부여한다. 그리하여 ‘배제의 음악’ 클래식은 오로지 전문가만이 음악을 할 수 있다는 ‘문외한 콤플렉스’ 키우며, 후천적 음치들을 양산한다. 그런 음악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클래식뿐이다. 심지어 17, 18세기 클래식의 초창기에도 사람들은 자유롭게 떠들고 노니는 속에서 음악을 들었다. 하이든이 <놀람 교향곡>을 작곡한 것도 그런 무질서한 청중들에 대한 귀여운 복수 행위였다는 예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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