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소설계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베스트셀러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겨울 스포츠의 백미인 '스키'를 주제로 내놓은 장편소설을 출간하였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제목을 통해서 느낄 수 있듯이 자기 새끼의 알을 다른 새의 둥지에 넣어 부화시키는 뻐꾸기의 탁란(托卵)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이 책은 아내를 잃은 뒤 딸을 스키 스타로 키워온 아버지 히다 히로마사가 스포츠 스타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도록 유전자 패턴을 발견하겠다며 부녀 앞에 DNA 채취를 요청하는 과학자가 나타나면서 딸의 출생에 얽힌 비밀이 노출될 위험에 부닥치게 된다. 주인공은 19년 전 출산 직후 자살한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딸이 친자가 아님을 알게 됐지만 오랫동안 이 사실을 숨기고 정성껏 딸을 키워왔다. 딸이 유괴된 아이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키워온 죄책감과 결국 딸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히다는 딸의 친부모를 찾아 나선다.
단순히 출생의 비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넘어서 인간의 재능과 유전자 간의 수수께끼를 규명하는 첨단 이론을 매개로 꼼꼼하면서 속도감 있게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