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자기로 잘 만들어진 토끼 인형 에드워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뒤돌아볼 정도로 우아한 모습으로 비싼 옷을 걸친 제 모습을 보고 흡족해하며 살아간다. 애빌린은 에드워드를 친구로 생각하고 넘치는 사랑을 베풀지만 거만한 에드워드에게 그것은 그저 당연한 것. 그런 에드워드가 예기치 않게 세상의 거친 세파 속으로 들어가 이런저런 쓰라린 경험을 하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늙은 어부 내외의 소박하고 따뜻한 삶 속에,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방랑자들의 삶 속에, 어린 고아 남매의 삶 속에 들어가 삶과 죽음, 이별과 만남, 그리움과 가난 등을 몸소 겪으면서, 에드워드의 관심은 자신에게서 주변 사람들의 인생과 아픔까지로 넓어진다. 그들의 인생을 보듬을 줄 아는 깊고 넓은 사랑을 하게 된다. 변화된 에드워드가 또다시 나타날 누군가, 즉 '자신을 사랑할 누군가'를 너머서 '자신이 사랑할 누군가'를 기다리는 순간, 그때 나타난 건 바로 훌쩍 커 버린 애빌린이다. 이제야 비로소 에드워드는 옛 사랑의 빚을 갚을 수 있게 된 것이다.에드워드의 여행을 통해 우리에게 진정 우리를 만족케 하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동 화와 우화, 그 중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 속에는 전형적인 캐릭터와 틀에 박힌 구성이 아닌, 생생하고 현실적이며 역동적인, 그렇기에 더욱 감동적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캐릭터들과 사건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자신을 사랑하던 소녀와 헤어진 뒤, 다양한 인생들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한 에드워드 툴레인의 내적 성장기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기에도 그 재미와 깊이가 충분하다. 또한 물 흐르는 듯한 시적 언어는 에드워드 내면의 아픔과 슬픔, 그리움, 희망 등을 담아 잔잔하게 독자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큰 여운을 남긴다. 사랑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담긴 이 작품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각박한 사회 속에서 건조하게 살아가는 어른 독자에게도 잃어버린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