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밤에 등불을 켜고 책을 읽다보니
마치 당신만을 위해 써진 듯한, 눈에 쏙 들어오는 문장이 있다.
혼자서 차를 운전해 가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이 유난히 가슴을 적신다.
차 한 잔을 만들어 발코니에 홀로 앉아 있는데,
공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찬란한 웃음소리에 문득 생각지도 못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복잡한 심사를 털어버리기 위해 홀로 떠난 여행,
버스 창밖으로 집어등을 켠 고기잡이배들의 아름다운 불빛에 홀연 마음을 빼앗긴다.
이 같은 경험을 우리는 '계시'라고 부른다.
또는 '깨달음'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나는 '혼자 있는 즐거움'이라고 부른다.
혼자 있지 않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들을 찾아낸 즐거움은 생각보다 넓고 깊다.
바로 눈의 눈이 떠지는 아름다운 순간이다.
혼자 있다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갖는다는 말이다.
(...)
세계적인 발레라나 아그네스 드 밀은 우리에게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일깨워준다.
"인생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트럼펫이 울려 퍼지지는 않는다.
운명은 조용히 나 홀로 있을 때 결정된다."
혼자 사는 즐거움 p22~25 / 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신승미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