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 잘 알려진 작가, 로맹 가리 단편선 모음집. 열여섯 편이 수록된 이번 단편집에서 작가는 '인간'이라고 하는 거대한 허영에 대한 신랄한 탄핵을 담아낸다.
표제작에서 새들은 페루의 리마에서 북쪽으로 10Km쯤 떨어진 해안에 널부러져 퍼덕이다가 죽어간다. 이 해안의 한 카페을 지키던 주인공은 자살을 시도하는 한 여자를 구해준다. 새들이 왜 리마 근처의 해안까지 몰려와서 죽는지 이유를 알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여자'는 무엇에 쫓겨 그 해안에 왔는지 왜 죽으려는 것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백수광부의 처'처럼 갑자기 물로 달려왔다가 사라진다.
표제작 외에도 열여섯 편의 작품은 모두 아이러니와 역설을 품고 있다. 작가는 그저 '이렇다'라고 말하고, '봐요, 참 아이러니하지 않아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서로 마음을 확인해 보지도 않고 벽을 사이에 두고 죽어가는 남녀(벽), 거인을 자기 소유로 하려는 서커스단의 난장이(본능의 기쁨), 고문한 자를 보호해주는 고문당한 자(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이들은 그저 거의 풍경처럼 진열되어 있을 뿐이다.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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