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호기롭게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하겠다고 말하던 SKT T1 K. 누구나 그런 말은 할 수 있다. 아니, 요즘같은 세상에서 그정도 말은 누구나 입에 올린다.

그러나 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니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정말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변수를 극복해내고, 지속적으로 승리한다는 것이 쉬울리가 없다. SKT T1 K는 해냈다. 기존의 롤챔스 최다 연승 기록이던 CJ 블레이즈의 13연승을 깨고 15연승까지 달성하며 무패로 결승에 올랐다.

KT 불리츠가 약한 팀이었나? 결코 아니다. 오늘 비록 패했지만, KT 불리츠 역시 손꼽히는 강팀이다. KT 불리츠가 경기를 못했는가 하면 그도 아니다. SKT T1 K가 KT 불리츠보다 조금 더 잘했을 뿐이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공약을 지킨 성취감, 승리의 만족감, 그리고 뒤늦게나마 밀려오는 기쁨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의 짧은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은 팀의 든든한 탱커로 1선을 책임지던 '임팩트' 정언영 선수와 후반 승리에 쐐기를 꽂은 '피글렛' 채광진 선수였다.






Q. KT 불리츠를 3:0으로 잡고 결승에 진출한 소감은?

채광진 : KT 불리츠를 이겨서 기쁘다기보다 전승 결승 진출이 더 기쁘다.

정언영 : 난 둘 다 기쁘다. KT 불리츠도 한번 더 꺾어보고 싶었다. 그 점도 기쁘고, 전승을 이어간 것 역시 기쁘다


Q. 오늘 3:0으로 승리했는데, 미리 짜 온 대로 경기가 흘러갔나?

채광진 : 그렇게 깔끔하게 경기하진 못한 것 같다. 실수 없이 승리하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판단 실수가 많았다. 모든 면에서 조금씩 실수가 있었다.

정언영 : 스크림때보다는 못한 것 같지만, 이길 자신은 있었다.


Q. 오늘 본인의 경기를 평가하자면 몇 점 정도 주고 싶은가?

정언영 : 8점 주고싶다. 만점을 주기에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스스로 엄청 잘 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채광진 : 경기 내용이 사실 별로 좋지 않았다. 3세트를 제외하고는 별로 큰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Q. 정언영 선수가 이번에 제일 잘했다는 말이 있던데?

채광진 : 맞는 말이다. 이전의 스크림에서 워낙 크게 똥을 싸서(웃음)... 이번 경기에서 정언영 선수가 어떻게 보면 게임을 지배했다. 원딜로서 딜할 수 있는 시간도 많이 만들어주었다. 혼자 모든 이목을 끌면서도 충분히 역할을 해냈다.


Q. 1,2세트와 달리 3세트에서 KT 불리츠가 초중반까지 앞서나갔다. 역전의 원인은?

정언영 : 우리가 초중반 운영을 잘 못했다. 그래서 스노우볼이 굴려졌는데,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1인분 이상을 해내서 역전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케이틀린이 성장할 시간을 이상혁 선수가 만들어주었다.


Q. 사실 오늘 경기에서 3:0을 예상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SKT T1 K가 KT B에 비해 뛰어난 부분이라 생각하는 점은?

정언영 : 라인전

채광진 : 라인전이다. 현존 팀중에 라인전만을 두고 보면 우리 팀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정언영 : 난 내가 최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채광진 : 정언영 선수 많이 슬퍼한다. 잘해도 올스타 나가기는 힘들다. 정언영 선수 정말 잘한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정언영 선수는 원딜을 지켜주는 선수다(웃음).


Q. 나진 실드와 삼성 오존 중 어느 상대가 올라왔으면 하는가?

채광진 : 어떤 팀이 올라와도 굳이 문제될 것은 없다. 그저 빨리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정언영 : 마찬가지다. 크게 신경쓰고 있지는 않다.


Q. 결승에서도 3:0승리를 하면 전승 우승을 달성하는데, 자신있는가?

채광진 : 자신있다. 우리 팀에 딱히 구멍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본인의 역할을 명확히 알고, 수행한다. 첫 세트만 무난히 가져오면, 전승 우승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정언영 : 첫 경기만 이기면 전승 우승 가능하리라 본다.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채광진 : 우리 팀을 페이커 원맨팀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5명 중 한명이라도 빠지면 SKT T1 K라는 팀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보지 말고, 팀 단위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활약은, 다른 네 명의 희생이 받침된 것이다.

정언영 : 이번 결승 진출해서 정말 기쁘고, 오늘 탑 라이너로 싸웠던 '인섹' 최인석 선수에게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