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와 70%의 싸움. 아무리 이미지 센서 효율이 좋아지고 이미지 프로세싱 능력이 뛰어나더
라도 30%의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다. 특히, 반도체 기술이 평준화되고 있는 지금 원 데이터의
부족은 화질 차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최근 디지털카메라 기술 발전 방향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을
까에 있다. 이미지센서에 있는 마이크로 렌즈 크기를 키우고, 수광부의 면적을 넓게 하고, 전자
회로 아래에 있던 광센서를 위로 올린 이면조사형 센서를 만드는 이유도 더 많은 빛을 받아들
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소니의 DSLT는 이런 기술발전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소니는 높은 광학 성능을 지닌 특수 광학 필름을 새롭게 개발했고, 뛰어난 성능의 난반사 방지
코팅으로 내부 반사를 줄여 화질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기술들은 카메라 전
체의 기술 발전일 뿐 DSLT의 화질 걱정을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소니, DSLR 카메라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다
이쯤에서 콜럼버스 달걀을 다시 생각해 보자. 콜럼버스가 달걀을 세웠다는 점에서 모두가 놀
랬지만, 달걀을 깨트려야만 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속임수라고 할 수 있다. 한 번 세운 달걀은
원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소니 DSLT 역시 마찬가지다. 반사거울 때문에 발생하는 블랙아웃, 미러 충격, 제조 단가 상승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한방에 해결한 것처럼 보이지만 고정식 투명 거울로 인한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투명’과 ‘거울’이라는 모순된 단어의 결합에서 출발한 한계다.
DSLR 카메라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가. DSLR 카메라를 장만한 이들은 똑딱이라 불리는 콤팩
트카메라와 다른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 바로 화질이다. 똑딱이로는 도저히 찍을 수 없는 고화
질 사진을 원하기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 DSLR 카메라를 구입한다. 또한 같은 값이면 어떤 카
메라가 더 좋은 사진을 찍는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한다. 결국 DSLR 카메라는 ‘고화질’ 사진으
로 비싼 몸값을 보상해줘야 한다.
소니의 DSLT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태생적으로 화질에 대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제 아무리
디지털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부족한 빛에서 오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 반사거울을
투명거울로 바꾼 소니의 결단은 신선한 발상이지만 DSLR 카메라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한 셈
이다.
소니 DSLT에 쓰이는 ‘투명’은 모든 빛을 통과시키는 투명 유리가 아니다. 소니는 그것을 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