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의 송재경 “리니지와 와우의 접점을 찾는다”
게임이 공개되고부터 게이머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게임이 있다. ‘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개발해 ‘한국 MMORPG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송재경 XL게임즈 대표의 MMORPG 귀환작인 ‘아키에이지’가 그것. 송 대표의 귀환작임과 동시에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정통 MMORPG라는 것 때문에 게이머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MMORPG 장르의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으로 정리할 수 있다. 액션이나 화려한 그래픽을 강조한다거나 PVP, 인스턴스던전 등 게이머가 재미있게 느끼는 부분을 극대화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완성된 외산 게임을 한글화하여 출시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져 국내에서 개발된 큰 규모의 정통 MMORPG를 만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통 MMORPG를 출시하기도, 성공시키기도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송재경 대표가 ‘아키에이지’로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 번째 신화를 기록할 수 있을까? 게임조선은 송 대표를 만나 ‘아키에이지’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리니지와 와우가 자유도는 높지만 의미는 다릅니다. 초창기 리니지가 모래판만 주어져 유저들이 자유롭게 무엇인가를 만들었다면 와우는 커다란 놀이동산을 만들어 선택적으로 즐기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송 대표는 리니지와 와우의 자유도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의도된 자유도와 의도되지 않은 자유도로 구분되는 두 게임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아키에이지’를 설명하며 자주 등장하는 두 게임과 ‘아키에이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학교 운동장에 모래밭만 있어도 두꺼비집을 만들면서 재미있게 놀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초창기 리니지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헌데 여기에 플라스틱 삽도 주고 양동이도 주면 모래성을 만들며 더욱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장치를 추가하여 더욱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창발적 환경을 제공하려는 것이 아키에이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설명한 것은 ‘아키에이지’의 철학 이었다. 리니지와 와우 사이에서의 접점이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던 본 기자도 위의 설명으로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단순히 리니지의 PVP, 와우의 PVE, 울티마온라인의 소셜 기능을 합친다고 할 때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던 부분 이었다. 송 대표는 와우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이유도 설명했다.
“와우의 친절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구성은 최근의 트랜드를 주도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유저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부분은 아키에이지에서도 어느 정도 구현이 될 듯 합니다. 이런 가이드를 통해 유저들을 모래판으로 유도하게 될 것입니다”
송 대표는 리니지가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 ‘오픈앤드(open-end)’에 주목했다. 또, 그 부분이 와우와 리니지가 구분되는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리니지에서는 마을 앞에 멧돼지만 잡아 렙업을 하기도 하듯 시스템이 강요하지 않은 부분들로 인해 유저들끼리 룰을 만들어가고 활력이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본질적으로는 게임의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 오픈앤드가 장시간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인 듯 합니다. 반면 와우는 컨텐츠를 계속적으로 제공하지 않으면 게임의 끝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 설명으로 인해 ‘아키에이지’의 향후 모습을 예측해 볼 수 있었다. ‘아키에이지’와 ‘와우’의 지향점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송 대표는 일찌감치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 한국 MMORPG 역사와 함께 해왔다.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게임만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송 대표는 ‘게임은 소프트웨어의 총아’라고 설명했다.
“게임에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에 들어가는 기술보다 첨단의 기술이 들어갑니다. 기술의 발전속도도 빠를뿐더러 클라이언트, 서버, 3D그래픽, 보안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고 더불어 인문학, 아트, 심리학 등 셀 수 없이 많은 요소가 추가 됩니다. MMORPG의 경우 그런 이유로 인류 문화의 에센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송 대표는 MMORPG야말로 RPG의 궁극이라고 이야기한다. 게임에 접속해 모르는 사람과 파티를 하고 인사를 하는 등의 기대치 않았던 재미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좋아하는 장르와 철학이 명확한 송재경 대표. ‘아키에이지’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