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청재설헌은 바로 이 일상의 삶을 멈추는 우물 같은 곳이다. 머물며, 더 많은 것을 보고 깨달을 수 있다.
집 은 충분히 넓고 현대적이다. 그리고 쾌적하다. 7천5백 평 대지 안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이다. 하지만 넓은 대지에 집은 ‘크다’고 할 수 없다. 노출 콘크리트의 현대적 건축 소재는 집을 둘러싼 자연 속에 ‘튄다’고 할 수 없다. 집 또한 한적한 곳에서 휴식하기를 원하는 도심의 사람과 다를 바 없다. 방풍림으로 둘러싸여 있는 집 주변에는 제주 특유의 돌과 흙과 나무와 꽃, 연못이 있다. 풍경은 안과 밖에서 사람의 눈과 마음을 부여잡고, 그 변화를 보라고 손짓한다.
잠 시 아무런 말 없이 그것을 주시하다 보면 머리 속이 맑게 정화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굳이 집 밖으로의 나들이를 계획하지 않아도 여행은 부족하지 않다. 여행지의 숙박 시설에서 그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것이 도시인이 청재설헌에 매력을 느끼는 첫번째 이유이다.
진정한 힐링(Healing)을 원한다면, 제주를 찾을 것. 한라산 아래 위치한 청재설헌 펜션은 모든 것이 자연친화적이며 사람의 손때가 묻어있다. 최근의 추세인 럭셔리, 모던과는 거리가 멀지만 시골 외할머니집 툇마루에 와있는 듯한 푸근함이 있다. 지친 심신이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는 느낌. 주인장인 김주덕 대표의 억척스러운 고집이 곧 최고의 처방전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