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31일 컴팩트 디지털카메라 산업이 존폐 위기를 맞았으며, 자동초점 카메라는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도쿄가 위치한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의 2013년 1~5월 세계 출하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나 감소했다. 이런 부진 속에서 각 카메라 제조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로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후지필름홀딩스와 파나소닉을 비롯한 카메라 회사 일부는 제품 라인업을 줄이고 있다. 기존 컴팩트 사이즈의 자동초점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면서, 일부 업체는 고급 카메라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후지필름은 지난해 20여 종의 모델에서 제품 라인업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며, 고급형 제품을 늘렸다. 또 파나소닉은 카메라 사업의 고정비를 지난 3년 간 60% 줄일 목표 아래 엔트리급 제품 수를 줄일 계획을 밝혔다.
올림푸스는 2013년 3월 영상사업에서 230억엔의 손실을 낸 후 가장 값싼 제품 라인을 폐지하고 제품 종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올림푸스는 2014년 1/4분기 세계 출하대수를 27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은 2013년 3월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인 것이다.
캐논은 카메라 판매 부진을 이유로 연간 이익 전망을 10% 하향 조정했다. 캐논은 컴팩트 디지털카메라 판매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조사회사 IDC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올해 최소 1억200만대까지 축소될 것으로 보이다. 2010년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 규모는 약 1억4400만대였다.
디지털카메라의 출하대수는 계속 줄고 있는 가운데, 촬영되는 사진의 숫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후지필름 추산으로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등에서 촬영하는 사진 숫자는 연간 1조6000억장에 이른다. 이에 반해 2000년 전후 필름식 카메라 전성기에 촬영된 사진은 연간 약 1000억장이었다.
IDC에 따르면 가장 감소폭이 큰 것은 자동초점 카메라 분야로서 이 분야의 출하대수는 3년 전 1억3200만대에서 올해 8000만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카메라 업체들은 10배 이상 광학 줌과 광량이 적은 곳에서도 한층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한 카메라 등의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 달 고급형 컴팩트 카메라를 강화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소니의 RX1R과 그 1세대 전인 RX1은 컴팩트 사이즈에 사상 최대 센서를 탑재했지만 가격이 2800달러에 이른다. 그렇지만 소니는 컴팩트 디지털카메라의 판매 가격 평균은 2013년 1/4분기 20% 이상 올랐다.
카메라 업체들은 또 미러리스 카메라에 집중하고 있다. 카메라 마니아나 전문가들이 좋아하는 값이 비싼 SLR처럼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큰 센서와 교환 가능한 렌즈가 장착되어 고화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이런 제품들은 기존 미러 서버를 사용한 뷰파인더 시스템이 아니므로 카메라 보디는 SLR보다 소형화가 가능하다.
분석가들은 카메라 제조사 각사가 고급 시장에 몰리는 가운데, 가격이 급락하고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가격 경쟁은 매우 채산성이 높은 SLR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LR 시장은 캐논과 니콘의 2대 기업이 우세하다.